오토바이로 생업을 유지하는 나는 메인 직업을 퀵서비스로 진행하고 부업을 배민 커넥트로 하는 퀵기사이다 갑자기 퍼져버린 애마이자 생계 수단인 오토바이가 먹통이 되면서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취미 생활이 아닌 오토바이가 생계인 나 같은 퀵기사들은 일 년에 꼭 한두 번은 치러야 하는 과정인 듯하다
오전에 가볍게 몇 건의 퀵서비스 운행을 마치고 저녁에 집 방향으로 복귀해서 배민 커넥트를 시작했다
마포구 연남동에서 은평구 녹번동 음식 배달을 한 건 수행하고 다시 고양시 덕양구 방향으로 복귀하면서
아이엠 삼송 이라는 오피스텔로 음식 주문을 수행했다
배민 커넥트 수행을 무사히 마치고 내려와
다시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려고 하니 계기판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아무리 키를 돌려봐도 반응이 없었다
퀵서비스나 배민 커넥트 쿠팡이츠 같은 오토바이로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아무래도 오토바이가 일반 취미용
오토바이들보다는 운행 거리 수나 과도한 내구성을 밀어붙이는 운행 습관 등 때문에 종종 발생하는 고장이다
당황스러운 시간이었으나 퀵서비스기사들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의 혼모터스에 연락을 하고 가입해 놓은 이륜차 보험 고장견인 서비스를 호출했다
유상 운송을 하면서 언젠가부터 등장한 오토바이 고장 견인 서비스를 미리 들어놓은 덕분에 이러한 긴급상황에도 안심할 수 있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보험사에 연락하고 내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수송해 줄 견인 기사님을 기다릴 뿐
몇 분 지나지 않아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고 현재 나의 위치와 오토바이 상태에 대해 물었다
핸들은 잠겨 있는지 바퀴는 굴러가는지 시동은 걸리는지 등등 질문과 답변을 마친 후 견인 기사님이 배정되었다
견인 기사님과 연락을 주고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있는 아이엠 삼송으로 출동해 주셨다
다행히 가까운 거리에 계셔서 출동지로의 출동 시간은 매우 신속했다
목적지까지 견인 기사님과 시종일관 즐거운 대화를 하며 기분 좋게 용산으로 이동했다
기본거리10km를 넘어 1km추가시 2300원이 추가 요금으로 산정 되었다
가는 내내 틈틈이 내게 오토바이는 위험하니 화물도 한번 알아보라고 귀띔도 해주셨다
짧지만 그의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언론매체에서 보던 불량한 자세의 껄렁껄렁한 견인 기사는 없고 점잖고 매너 있는 깔끔한 서비스 사원만이 있었다
드디어 퀵서비스 기사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용산의 혼 모터스에 도착했다
도착이 무섭게 아니나 다를까 먼저 입고 되어 있는 오토바이들이 즐비했다
혼 모터스는 지방에서도 고장 견인으로 많이들 방문하는 오토바이 수리 전문점이다
이곳 주인장인 혼 사장님의 특유를 재미있는 입담과 고칠 건 고치고 불필요한 과잉 정비는 하지 않는
정직한 업체의 사장님이다 많은 오토바이 수리점을 찾아 돌아다녀봤지만 매번 바가지요금에 불친절을 경험한 나는 이제 혼 모터스가 아니면 찾지 않는다
혼 모터스 사장님은 내게 간단한 구동계 교체나 브레이크 패드 오일 교환 등은 지역업체에 방문해서 시간과 비용을 아끼라고 조언해 주지만
내가 경험한 일부 업체들은 엔진오일은 30초 만에 갈아버리고 브레이크 패드는 15초 만에 갈아버린다
이게 과연 빠르고 좋은 서비스일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엔진오일만 해도 드레인 시간은 최소 5분은 잡아아 한다 자유낙하 방식이라 오일이 빠져나오는데 최소 시간이다
그런데 이걸 30초 만에 빼고 새 엔진오일을 넣는다고 생각해 보자 이미 오염된 폐오일은 완전히 제거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엔진오일을 넣어버리니 폐유와 새 오일이 섞인 점도가 나와 버리는 것이다
업체들의 사정도 이해는 간다 밀려오는 손님들 낮은 인건비와 공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오일은 내가 양보한다 해도 안전과 직결된 브레이크 패드 교환 방식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브레이크 패드 교환은 정석대로 캘리퍼 내 쌓인 분진을 최대한 털어내고 필요한 곳은 전용약품으로 부분 도포해주어야 하는데
약품은 기대도 안한다 분진도 안 털어내고 새 브레이크 패드를 그냥 끼워 넣는 모습을 보고
아 저 분은 내 오토바이를 신경써 주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두 번 다시 그 업체들은 방문하지 않는다
분진을 털어내고 다음 새 패드를 장착해야 수명도 오래가고 브레이크 답습력 상태도 좋아진다
이걸 모를 리는 없고 그냥 낮은 공임과 인건비에 그들도 어쩔 수 없이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그저 그렇게 작업을한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고양시 덕양구에서 서울 용산까지의 거리가 가깝지 않음에도 일부러 찾아간다
작업을 워낙 꼼꼼하게 해주는 성격의 사장님이라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잘 만들어 준다
신기한 게 이분은 가격도 저렴하다 꼼꼼함과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한 푼이 아쉬운 퀵 서비스기사나 배민 라이더들에게 인기 있는 수리점이다
그리고 절대 의뢰자가 질문하는 것에 귀찮아하거나 답변을 회피하거나 하지 않고 전부 다 오픈해서 설명해 준다 이 부분이 매우 강점이다
내 애마가 어디가 아픈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며 운행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업계와 소비자 간의 거리는 아직도 어느 산업이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안에서 타협점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타협의 기술과 시간 낭비에 지친 사람이라면 그냥 혼모터스를 방문하는 게 정신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여러모로 손해 볼 건 없다
오늘도 이렇게 오토바이 수리를 깔끔하게 마치고 내일을 위해 달려 본다 안전한 라이딩 무사 복귀